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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신문 977호 프리즘]

볼링, 탁구, 축구


미국에서 ESL(제2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영어를 배울 때였다. 문학, 소설, 에세이 등의 글을 읽고 그 구조를 배우는 수업에서 문화마다 그리고 상황마다 대화를 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내용의 글을 읽게 됐다. 그 방식은 탁구식, 볼링식이었다.

탁구는 한 명 혹은 두 명이 넘겨받은 공을 주고받는 스포츠다.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대화를 하거나 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등 어떤 주제를 놓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탁구식 대화라고 할 수 있다. 볼링은 각 선수가 볼링공을 갖고 10개의 핀을 많이 쓰러뜨리는 사람이 이기는 경기다. 학술 발표나,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매주 안식일 오전에 듣는 설교가 볼링식이다.

탁구를 하는 자리에서 볼링처럼 한다거나 볼링을 하는 자리에서 탁구처럼 한다면 대화가 끊어지고 앞으로는 대화에 끼기 어렵다. 잠언도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니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상황에 맞는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한국연합회(회장 황춘광)는 이번 회기에 ‘희망 2020’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디딤돌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의 상황과 교회의 상황을 고려해 심사숙고해서 만든 각 교회의 프로젝트를 공모하고 연합회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회는 각 프로젝트에 가감할 부분을 코칭하고 186개의 교회에 매칭자금 총 105억을 분배했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해낼 수 있는가하는 점이다. 프로젝트가 수행되려면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는 때에 맞게 탁구처럼 주고받는 방식으로 이뤄져야지 목회자 혼자 이 일을 잘 하는지 못하는지 구경하는 볼링처럼 해서는 안 된다.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는 방식은 다르다. 목회자 혼자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나머지 성도들은 박수를 치고 격려하는 볼링식이나 한 두 사람이 ‘쿵짝’을 맞춰 점수를 따내는 탁구처럼 해서는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지 않는다. 감독의 작전을 통해 11명의 선수가 패스, 드리블, 헤딩 등의 기술로 골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축구처럼 해야 한다. 머리되신 예수님(엡 5:23)을 감독으로 목회자부터 장로, 집사 그리고 남녀노소에 이르기까지 선수로서 성경에 언급된 것처럼 몸의 지체처럼 움직여야 한다.

“우리의 아름다운 지체는 요구할 것이 없으니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존귀를 더하사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하여 돌아보게 하셨으니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즐거워하나니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 12: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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